2권
p.331
신은 형이상학이야. 그러나 악마는 반드시 실재해! 악마야말로 수육受肉된 말이라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발상의 뛰어난 점은 초기 라틴 교부들이 그것을 알아채고 대항할 필요를 느꼈다는 거야. - 그래! 처음부터! 그걸 아나? 악마의 부재를 못 견디는 것은 다름아닌 인간 자신이야! 인간은 내면의 위험에 말을 부여해 밖으로 몰아내지 않으면, 어떻게 해도 그것을 자기 자신과 혼동해버리는 참으로 딱하고 비참한 동물이야. 살인범, 강간범, 방화범, 절도범, .... 자신이 그런 인간이 아니라고 믿으려면 자신 외의 그런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그게 바로 악마야! 입 맊으로 나온 말은 어딘가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원히 인간들의 세계를 공전하지. 사람들은 그러다 누군가 불시에 그리로 손을 뻗거나, 혹은 자기 자신이 뜻하게 않게 그 역할을 떠맡아버릴까봐 두려워해. - 악마는 실재해! 없다면 억지로라도 날조해야 하고! 그에 관해 말하고, 그와 대적하고, 그를 처벌함으로써 인간은 비로소 스스로의 선성善性을 맹세할 수 있어. - 이해하겠나? 악마는 평화라는 백일몽 속에서만 꿈꿀 수 있는 꿈 중의 꿈이야!
p.343
사랑받지 못한다! 그것은 행복의 파시즘에서 열등민을 뜻하는 최고의 낙인이야! 안그래?
말이 너 자신과 완전히 일치하도록 책임을 져. 그것이 이 곳의 룰이야! 악마의 미덕은 페어니스라고 말했지! 그래! 악마는 늘 시험하는 존재야! 결단은 인간 자신의 몫이고! - 알겠나? 단순한 질문을 하겠다! 너는 행복한가, 아닌가?
p.419
죽이고 싶다는 것과 살아 있길 원치 않는다는 것도 달라. - 대부분의 온건한 사형 긍정론자는 아마도 후자가 아닐까. 그 인간의 존재를 견딜 수 없으니까 사형이라는 수단을 쓸 수 밖에 없다는 뜻에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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